읽기/보르헤스

보르헤스 인터뷰집 <보르헤스의 말> #2 - 보르헤스에게 '불멸'이란?

mayiread 2022. 4. 2. 17:39




마음산책이 번역-출간한 보르헤스의 인터뷰집, <보르헤스의 말>을 읽어보고 있다. 난해하고 미로 같은 글 뒤에 숨겨진, 동네 이야기꾼 할아버지 같은 보르헤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중한 책이다. 동네 할아버지네, 목소리를 들을 수 있네 하는 말들, 다 비유이긴 한데, 혹시 비유가 아닌 진짜 동네 할아버지 보르헤스의 모습이 궁금하다거나, 그의 진짜 목소리가 궁금하다면 아래 포스트들을 읽어보면 된다.


보르헤스의 말 #1 - 보르헤스 인터뷰 영상 포함

 

보르헤스 인터뷰집,『보르헤스의 말』#1 - 동네 할아버지 보르헤스

마음산책은 인터뷰 총서인 '말' 시리즈를 출간해왔는데, 칼 세이건, 헤밍웨이, 코난 도일, 한나 아렌트와 같이 각계 저명인사들의 인터뷰집을 번역해 총서 형태로 묶은 것이다. ​ 마음산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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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와 37살 연하의 아내, 마리아 코다마의 모습

 

보르헤스의 두 번의 결혼 - 엘사, 그리고 마리아 코다마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알레프>, <픽션들>로 대표되는 단편집으로 잘 알려져 있는 대문호이기도 하고, '거짓 사실주의'라 불리는 독특한 작품 세계로 데리다나 푸코 등의 사상가들에게도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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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의 말>은 분명 귀중한 책이지만, 우리로서는 그 아름다움을 알 길이 없는 고대 언어나 옛 문학 작품, 처음 보는 시들에 대한 예찬들이 300여 페이지에 걸친 인터뷰 여기저기에서 갑툭튀하기 때문에, 문학 전공자가 아닌 나 같은 독자들로서는 흥미가 가는 몇몇 부분만 발췌해서 보는 편이 더 정신건강에 좋다.

그래서 이 연재 포스트에서는 보르헤스에게 아래 질문을 한다면 어떤 썰을 듣게 될까를 인터뷰 내용에 근거해 생각해보는 것으로 만족해보도록 하겠다. 이번 포스트의 주제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질문. 부디 이 포스트의 독자들에게도 재미있는 질문들이길 빈다.


1. 보르헤스에게 '불멸'이란? - 보르헤스의 말 #2 (이번 포스트)

2. 보르헤스에게 '미로'란?  - 보르헤스의 말 #2 (이번 포스트)

3. 보르헤스에게 '망각'이란? - 보르헤스의 말 #3 (다음 포스트)

4. 보르헤스에게 '사실'과 '허구'란? - 보르헤스의 말 #4

5. 보르헤스에게 '문학'이란? - 보르헤스의 말 #5

 

 

#3 보르헤스에게 '망각'이란?

 

보르헤스 인터뷰집 <보르헤스의 말> #3 - 보르헤스에게 '망각'이란?

보르헤스의 진솔한 목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그의 인터뷰집 <보르헤스의 말>을 읽고 있다. 난해한 단편들의 저자답지 않게, 유머러스하고 장난끼 가득한 말투로 썰을 푸는 동네 할아버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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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보르헤스에게 '사실'과 '허구'란?

 

보르헤스 인터뷰집 <보르헤스의 말> #4 - 보르헤스에게 '사실'과 '허구'란?

보르헤스의 인터뷰집 <보르헤스의 말>을 읽어보며 아래 질문들을 던져보고 있다. 보르헤스의 작품을 읽었다면 누구나 궁금해할 법한 주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인터뷰 속 보르헤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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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보르헤스에게 '문학'이란?

 

보르헤스 인터뷰집 <보르헤스의 말> #5 - 보르헤스에게 '문학'이란?

보르헤스의 인터뷰집 <보르헤스의 말>과 그의 대표 단편 작품들에서 아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있다. 보르헤스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면 누구나 물어봤을 법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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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에게 '불멸'이란?

보르헤스는 인터뷰에서 유독 '불멸의 삶'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한다. 그것도 혐오조로. 보통 작가라면 독자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는 영감으로 존재하고 싶다는 둥, 우리 모두는 죽어도 다른 이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사는 거라는 둥, 디즈니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감성으로 죽음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줘야 하는데, 보르헤스는 영원불멸의 상태를 오히려 지옥과도 같다고 본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다.

 

<보르헤스의 말>, 44~45p

보르헤스
잠에서 깨면 늘 실망스러운 기분이랍니다. 내가 여기 있으니까요. 낡고 어리석은, 똑같은 게임이 계속되고 있으니까요... 모든 게 나를 피곤하게 하죠... 많은 사람들은 불멸을 일종의 행복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나와 다르게 느끼는 것 같아요. 어쩌면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르죠.


반스톤
사람들이 뭘 깨닫지 못한다는 겁니까?


보르헤스
끊임없이 계속된다는 건 뭐랄까, 끔찍한 것이라는 사실.



보르헤스가 이토록 불멸의 삶을 '끔찍한 것'이라 할 정도로 혐오하고 두려워한다면, 그가 죽음을 구원으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낡고 어리석은, 똑같은 게임'이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을 마침내 끝내줄 수 있는 유일한 건 죽음뿐일 테니.

 

<보르헤스의 말>, 31~32p

개인적으로 나는 사후 세계를 믿지 않아요. 난 그대로 끝나기를 바란답니다. 기분이 언짢을 때, 걱정이 있을 때ㅡ나는 늘 걱정을 해요ㅡ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죠. 어느 순간에든 구원이 죽음이라는 소멸의 형태로 찾아올 텐데 뭐하러 걱정을 해?

 

<보르헤스의 말>, 159p

나는 울적할 때ㅡ간혹 울적한 기분에 빠져든답니다ㅡ죽음을 커다란 구원으로 생각하지요. ... 나는 죽음을 희망으로, 완전히 소멸되고 지워지는 희망으로 생각하는데, 그 점이 의지가 되는 거예요.




<알레프>의 첫 단편, '죽지 않는 사람'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볼 수 있다.

주인공은 가상의 로마 장군 '마르쿠스 플라미니우스 루푸스'로, 우연히 마시면 죽지 않는 '영생의 강'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고, 그 강이 있는 '죽지 않는 사람들의 도시'를 찾아 떠나게 된다. 주인공은 결국 이 도시를 찾아 자신도 영생을 얻고, 그 불멸의 도시에서 수백 년을 살아온 '호메로스'를 만나 '죽지 않는 사람'의 일생에 대해 듣게 된다.

 

<알레프>, 25p

'죽지 않는 사람들'의 공화국은 여러 세기에 걸친 연습을 통해 배운 끝에 완벽한 인내와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멸에 이르렀다. 그들은 무한하게 긴 시간의 주기 속에서 모든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방법으로 바라보면, 우리의 모든 행동들은 지당한 것이지만 동시에 대수롭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도덕적이거나 지적인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호머(Homer)로도 알려져 있는 '호메로스'는 고대 그리스의 음유시인으로, 가장 오래된[기원전 8세기] 서사시 중 하나인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의 저자이다. 보르헤스는 실제 최고(最古) 서사시의 저자 길가메시 왕이 아닌, 자신처럼 시인이자 맹인이었던 호메로스를 '죽지 않는 사람'의 대표 격으로 선택했다.

 

보르헤스처럼 맹인이었던 호메로스 (출처: 위키피디아)

 

가장 오래된 서사시 중 하나인 '일리아드(왼쪽)'와 '오디세이아(오른쪽)' (출처: 위키피디아, Schoyen Collection)

 





모든 것이 반복되는 영원의 삶이 무의미했기 때문인지, 주인공은 다시 '불멸을 제거하는 강물'을 찾아 떠나고, 마침내 죽음을 맞이하며 다음과 같이 행복감을 드러낸다.

 

<알레프>, 27, 29p

죽음(또는 죽음에 대한 언급)은 인간을 사랑스럽고 애처롭게 만든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환영적인 조건, 즉 그들이 행하는 각각의 행동은 마지막 행동이 될 수 있고 꿈속의 얼굴처럼 희미해져서 지워지지 않을 얼굴은 하나도 없다는 것 때문에 동요한다...

나는 조용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행복해하면서 피가 천천히 방울지는 아름다운 과정을 지켜보았다. "나는 다시 죽는 존재가 되었어." 나는 여러 차례 반복했다. "나는 다시 모든 사람들과 같이 되었어." 그날 밤 나는 새벽녘까지 잠을 잤다.



보르헤스에게 '미로'란?

영원히 반복되는 불멸의 삶에 대한 그의 두려움은 '미로'의 모습을 하고 보르헤스의 꿈속에 자주 나타난 듯하다. 물론, 악몽이었겠다. 그래서인지 불멸이라는 주제만큼이나 보르헤스의 말과 글에 자주 나타나는 상징이 '미로'이다. 보르헤스 자신도 이를 알았는지, 인터뷰어가 질문을 마치기도 전에 '미로'에 대한 질문 아니냐며 (오해하며) 끼어드는 장면까지 있다.

 

<보르헤스의 말>, 214p

리드
...나는 당신의 작품 속에서 큰 울림을 갖는 두세 개의 단어에 관해 물어보기로 결정했어요. 그 한 단어는......

보르헤스
아, 알겠어요. '미로'라는 단어.


리드
아니에요. 아니에요.

보르헤스
그 비슷한 단어겠죠.



그렇다면 보르헤스의 악몽 속 미로는 어떤 모습일까? 인터뷰집의 여러 곳에서 그는 이를 자세히 묘사하며, 자신이 미로의 악몽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고백한다.

<보르헤스의 말>, 283~284p

나는 악몽에서 소설의 플롯을 얻곤 했지요. 난 악몽을 아주 잘 알아요. 그걸 자주 꾸는데, 늘 똑같은 패턴을 따르죠. 미로의 악몽을 꾸곤 한답니다. 그건 언제나 내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어떤 특별한 장소에 있는 것으로 시작해요... 나는 그곳이라는 것을 알지만 거리의 모습은 아주 달라요... 나는 집으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하는데 찾지 못하리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이것이 미로의 악몽이라는 것도요. 왜냐하면 계속해서 나아가지만 같은 장소나 같은 방으로 거듭 되돌아오니까요.



보르헤스의 악몽 속 미로는 그의 여러 단편에서도 혼란스러운 세계의 알레고리로 등장한다. 가장 먼저, 앞서 살펴본 <죽지 않는 사람>에서는 '죽지 않는 사람들의 도시'가 미로의 형태로 묘사된다.

<알레프>, 17-18p

엄청나게 오래되었다는 느낌 이외에도 또 다른 느낌들이 덧붙었다. 그것은 바로 무한하다는 느낌, 잔악하다는 느낌, 그리고 강박적일 정도로 무분별하다는 느낌이었다. 나는 미로를 지나왔지만, 반짝거리는 '죽지 않는 사람들의 도시'는 나를 공포와 혐오로 가득 채웠다. 미로는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지어진 구조물이다... 그곳에는 막다른 복도들, 결코 닿을 수 없는 높은 창문들, 독방이나 텅 빈 구멍으로 이끄는 웅장하고 화려한 문들, 층계와 난간이 아래쪽으로 매달려 거꾸로 된 믿을 수 없는 계단들이 즐비했다... 그것들이 오랫동안 내 악몽에 출몰했다...

 

보르헤스의 '죽지 않는 사람들의 도시'를 그린 Miguel Herranz의 작품 (출처: Miguel Herranz 웹 포트폴리오)

 

보르헤스의 미로를 잘 표현하고 있는 G. B. Piranesi의 '감옥(Carcere)'과 M. C. Escher의 '상대성(Relativity)' (출처: Alex Sager, Jean Y&eacute;venes)




단편집 <픽션들>의 <바벨의 도서관>에 등장하는 미로는 스케일이 더 크다. 보르헤스는 육각형의 도서 진열실이 무한히 반복되는 가상의 미로-우주를 그리는데, 이 '도서관 우주'에는 23개의 알파벳과 2개의 문장 기호(마침표와 쉼표) 조합으로 만들 수 있는 '언어의 모든 가능성'이 수많은 410쪽짜리 책들에 담겨 있다.

이 도서관 우주에 사는 '사서'들은 무수히 많은 육각형 진열실들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삶의 의미를 알려줄 '자신만의 변론서'나, 모든 책의 비밀을 해독해 줄 '완벽한 개론서', 혹은 그 책을 읽어 신과 같은 존재가 된 '책의 사람'을 찾아 헤맨다.

그런데 보르헤스는 이 미로 같은 도서관 우주에서 그런 것들을 찾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말하며, 반복되는 미로 속에서 의미와 진리를 찾을 수 없어 절규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픽션들>, 106~107p

이런 모험들을 하면서 나는 내 일생을 허비하고 소비했다... 나는 알려지지 않은 신들에게 한 사람 ...만이라도 그 책을 살펴보고 읽어 본 사람이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만일 제가 영광과 지혜와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그 책을 읽어 볼 수 없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라도 그런 기회를 허락해 주소서. 제가 있을 장소가 지옥이라 할지라도 천국이 존재하게 하옵소서. 제가 굴욕에 처하고 죽음을 맞더라도, 당신의 거대한 도서관이 한순간만이라도, 아니면 단 한 사람에게라도 합당하다는 것을 보여 주소서.

 

Jamie Zawinski의 바벨의 도서관 모델링 이미지. (출처: Jamie Zawinski 블로그)



Eric Desmazieres의 바벨의 도서관 상상도. 아래 작품은 <바벨의 도서관> 영문판 표지에도 쓰였다. (출처: SOCKS, MaybeLogic)



이런 미로와도 같은 모습의 <바벨의 도서관>은 건축가나 화가들은 물론이고, 프로그래머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줬는데, Library of Bebel이라는 이름의 웹사이트를 개설한 경우도 있고, 동명의 게임이나 Library of Blabber라는 이름의 게임을 만든 경우도 있다. 모두 일종의 시뮬레이터인데, 여기에서 30분 정도만 돌아다녀보면 '끊임없이 계속된다는 건 끔찍한 것'이라 했던 보르헤스의 말이 절실히 이해될 것이다. 결국, 보르헤스에게 '미로'란 '죽지 않는 사람들의 도시'와도 같이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모습이든, '바벨의 도서관' 속 무한히 반복되는 육각형 진열실들처럼 정형화되고 지루한 모습이든, 무한히 반복되는 무의미한 탐색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장소인 것이다.

Jonathan Basile가 제작한 Library of Babel 사이트. 클릭 시 이동

 

Library of Blabber의 플레이 영상. 아래 링크 클릭 시 플레이 가능.
 

Library of Blabber by nothke

Explore the Library of Blabber, an infinite structure filled with endless bookshelves of eternal nonsense! ..Or so they say.. Can any sense be found? Do answers lie somewhere in there? How long will you stay sane looking for them? Well, you'll have to flip

nothke.itch.io



Library of Blabber의 플레이 영상 스틸컷. 아래 링크 클릭 시 플레이 가능.

 

Library of Babel 3D by Keiwan

Experience the Library of Babel from the short story by Jorge Luis Borges in 3D

keiwan.itch.io




보르헤스에게 미로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혼란스러운 삶의 은유였다면, 분명 이 '미로의 악몽'에서 벗어나는 길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불멸'에 대한 보르헤스의 말들을 곱씹다 보면, 그의 해답이 '죽음'이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보르헤스는 불멸의 끔찍한 악몽에서 자신을 구해줄 구원자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90세 가까이 살다 간 우리의 대문호를 너무 유약하게 그리게 된다. '반복되는 인생이 혼란스럽고 무의미하게만 느껴진다면 죽어버리세요.'라고 말하는 보르헤스를 상상하기에는, 그는 너무 오래 살아내버렸다. 심지어 눈도 먼 채로.


보르헤스가 미로의 악몽에서 벗어나는 길로 제시한 것은 죽음이 아니라, '망각'이었던 것 같다. 보르헤스는 인터뷰에서 뿐 아니라, 여러 작품들을 통해서 '망각'이 주는 문학적 창조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혼란스러운 삶을 살아내는 삶의 기술로서의) 문학과 언어에 대한 그의 생각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그러므로 그가 '망각'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다음 포스트에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보르헤스 인터뷰집 <보르헤스의 말> #3 - 보르헤스에게 '망각'이란?

보르헤스의 진솔한 목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그의 인터뷰집 <보르헤스의 말>을 읽고 있다. 난해한 단편들의 저자답지 않게, 유머러스하고 장난끼 가득한 말투로 썰을 푸는 동네 할아버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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